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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3월부터 <형태론> 편집대표를 맡게 된 구본관입니다.


<형태론>은 몇 해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친 후 1999년에 11호가 출간되었고, 그 후 20년 이상 형태론 분야를 넘어 국어 문법 전반을 대표하는 학술지로서의 역할을 해 오고 있습니다. <형태론>은 시작 단계부터 학회를 배경으로 하지 않은 편집위원 중심의 학술지, 한국어 형태론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학술지를 펴내고자 하였습니다. 그동안 <형태론>을 이끌어 오신 초대 고영근 선생님에서 제7대 시정곤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역대 편집대표님과 학계를 대표하는 여러 편집위원님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 <형태론>이 학계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형태론>의 출간을 준비하면서 초대 편집대표이셨던 고영근 선생님과 최동주, 김영욱, 시정곤, 구본관의 4명의 편집위원들은 학회가 아닌 편집위원 중심의 학술지를 만드는 것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기도 하였고, 학회를 배경으로 하지 않은 학술지이기 때문에 연구재단의 평가 제도가 도입되는 과정에서 평가 항목의 불리함 때문에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그러함에도 국어학계에서는 새로운 방식인 편집위원 중심의 학술지를 고집했던 이유는 특정 학교나 특정 집단의 기관지가 아니라 학문을 중심에 놓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형태론>의 출발점에서의 그런 고민이 완전한 결실을 맺었는지에 대해서는 판단의 차이가 있겠지만 집담회에서 여러 대학의 대학원생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모습은 <형태론>이 가져온 좋은 영향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형태론>은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서평서평 논문본격적인 서평 문화를 만들고자 했고, 지상 토론을 통해 쟁점이 되는 형태론의 난제에 대해 본격적인 논쟁을 가능하게 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는 국어학 연구가 전통적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형태론>의 모습이었습니다. 처음 형태론이 나온 지 20년 이상이 지나면서 <형태론>은 점차 안정되게 자리 잡게 되었고그와 함께 새로움을 추구하는 처음의 정신이 무뎌진 것도 사실입니다. <형태론>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아 학계에 기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처음 출발할 때의 혁신적인 모습을 잃어버려서는 안 될 듯합니다.


앞으로 <형태론>은 다음 몇 가지 점에서 더 발전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 가지는 우리가 표방하고 있는바, 국제적인 학술지로의 도약입니다. 다른 하나는 매체 언어의 발달 로 새로운 장르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런 새로운 언어 환경에 대응하여 국어를 연구하는 학문의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두 가지는 쉽게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며, <형태론>만이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우리는 올바른 방향을 정하고, 조금씩이라도 그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형태론>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가 쉽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국어학 분야에서도 학술지가 적지 않아 논문을 모으기도 어렵고, 더구나 좋은 논문을 모으기는 더 어렵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편집고문과 편집위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저는 편집대표로서 역대 편집대표님들과 편집위원님들이 지켜온 전통을 계승하여 안정적으로 운영을 하되, 필요하다면 조금씩 새로움을 더하고자 합니다. 학계의 선후배님들께서는 언제든지 조언과 질책을 주셔서 <형태론>이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는 데에 힘을 보태 주시기 바랍니다.            


<형태론>을 아끼고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2023년 3월

   

제8대 편집대표 구본관 올림